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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07일
Divertissement a la Francaise in E minor, D823: Divertissement en forme dune marche brillante et raisonnee (Tempo di Marcia) - Christoph Eschenbach/Justus Frantz * 이 곡의 두번째 주제(2분경부터 시작하는...)에서 주 멜로디를 연주하는 것은 오른편 앉은 사람의 왼손과, 왼편에 앉은 사람의 오른손이다. 한 번 들으면 잊혀지기 힘든, 이 매혹적인 멜로디를 맡은 것이 어느 한 편의 오른손이 아니라 각각 두 사람의 왼손과 오른손이라는 것, 그렇게 어깨를 맡대고 있는 그 부분의 왼손과 오른손이 마치 한 사람인 것처럼 중앙에서 멜로디를 끌고 가는 것이, 매 번 생각해도 그것이 어찌나 아름다운 지, 눈을 감지 않아도, 듣다보면 저절로 그려지는 풍경에 그만 미소를 머금 지 않을 수 없다. 두 사람이 한사람인 것처럼 고음부의 왼팔과, 저음부의 오른팔이 그렇게 하나가 되어 중간에서 멜로디를 연주 하고 나머지 팔들은 날개처럼 피아노의 아래쪽과 위쪽을 오르내린다. primo ![]() ![]() (사실 이 곡의 대부분이 고음부를 맡은 사람의 왼손으로 멜로디를 끌고간다. 악보를 보다가 헉, 하고 놀랐던 것은 당연히 저음부의 오른손으로 끌고갔을거리고 생각했던 멜로디들이, 실은 고음부의 왼손으로 끌고갔다는 점과, 그로인해 얻은 고음부의 오른손이 얻은 자유가 주는 아름다움... 이겠지만 그렇게 치기가 어디 쉽겠나.. 게다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dotted rhythm ... 팔목 징하게 아프겠단 생각... ) ** 10여분이 넘게, 보여주는 짧지만 다양한 가능성의 세계, 열정과 낭만이 공존한 이 곡에서 더 나아간 가능성의 세계는, 아마도 팔이 네 개 달린 한 명의 사람, 일지도 모른다. 너의 왼팔이 나의 오른팔이었으면, 나의 오른팔이 너의 왼팔이 되었음 좋겠다고 노래하듯, 몸을 상대방에게 기울여서 멜로디를 연주하고 그들의 마음을 가운데로 집중해야 하는 그 속에는 어쩌면 누군가 타인과 끊임없이 '하나' 가 되고싶어하는 열망이, 그 열망이 가장 가득 담긴 것은 아닐까, 그러나, 아름다운 상상은 거기까지가 끝이다. 너의 오른팔과 나의 왼팔이 중앙에 머물러 한 사람으로 남는다는게, 그게 가능한가? 그런 팔을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지 않은가. 좌 우가 짝짝이가 되어버리는... 둘은 어쩔 수 없이 둘일 수밖엔 없지 않겠는가. 2인 3각 경기처럼, 결국은 절뚝거리는 걸음을 하고, 뛰지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둘의 즐거운 비애는, 그렇게 곡 전체를 휘감는,(후반부에서 절정에 이르는) 절뚝거리는 dotted rhythm과 함께 천진하고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 그 누구도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100% 이해할 수 없고, 다만 우리는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만, 그저 스쳐갈 뿐이라던 슈베르트의 말처럼, 이 곡은, 마치 열망하는 것을향해 그렇게 온 마음을 기울이는 일이 그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다소간 처연하게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원하는 마음으로, 아마도 오른쪽에 앉은 사람은 죽어라고 주 멜로디와 리듬을 내내 왼손으로 쳐야 하는 어려움(과 어색함)을 감수해야 이 곡을 칠 수 있으려나.... 실은 그 함께의 열망을 평생 지니고 살았던 이 작곡가도, 평생 혼자 살았던 것처럼. 혹은 수많은 것들을 진심으로 열망했으나 늘 어딘가의 언저리와 불확실성 사이를, 아름다운 동경의 꿈과 함께 끊임없이 맴돌았던 것처럼. ...... ...... 어찌 보면 절뚝거리는 듯, 어찌 보면 사뿐사뿐 춤을 추는 듯한 두 얼굴을 가진 슈베르트의 dotted rhythm 을 듣다보면, 박자를 까닥까닥 맞추다가도, 느닷없이 눈가가 시큰해질 때가 있다. 열심히 살고싶어서, 인생이라는 것이, 그저 바라는만큼 열심히 살아졌으면 정말 좋겠어서. # by 그림자놀이 | 2009/10/07 16:20 | 낭만주의자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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