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15일
속죄와 속물 사이

어제 저녁, 모처럼 바흐 칸타타를 들으면서 마치 '죄 없는 어린 양' 이 된 기분이 살짝 들었으나

몸살 감기기운을 느끼며 눈을 뜬 아침에는 다시금
바흐는 너무 멀거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여름에 감기라니! 에잇, 짜증을 내면서
차라리 담요라도 칭칭 감고, 난로라도 끼고 있을 수 있게 추운 겨울인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고

착한 어린양으로 매일 매일을 기도하고 속죄하고 사는 일보다
차라리 죄지은 더러운 양들, 개중에서도 마음 약한 양들끼리 함께 보듬고 울먹이고 다독이면서
그렇게 절뚝거리며 걸어가는 편이 마음은 더 편안하겠단 생각을 하고
그 와중에 이 곡이 생각났다.

미안하다. 슈베르트.



Schubert Mass in E flat D.950 - Kyrie  (Ri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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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자놀이 | 2009/08/15 18:08 | 낭만주의자의 취향 | 덧글(2)
Commented by Levin at 2009/08/15 22:47
아우 이 어긋나신 분 :)
Commented by 그림자놀이 at 2009/08/17 11:43
꽤 적절한 표현으로 들리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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