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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18일
Winterreise D911 (2004 Digital Remaster): Der Wegweiser (2004 Digital Remaster) - Dietrich Fischer-Dieskau/Gerald Moore Why do I avoid the roadsThat other travelers take,And seek hidden pathsOver the rocky, snow-clad heights?I have truly done no wrongThat I should shun mankind.What foolish desireDrives me into the wilderness?Signposts stand on the roads,Pointing towards the towns;And I wander on and on,Restless, and yet seeking rest.I see a signpost standingImmovable before my eyes;I must travel a roadFrom which no man has ever returned. * 겨울도 아닌데 왠 겨울나그네를 듣냐고, 음악 선생님이 너무 진지하게도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 했을 때만큼어이없던 적도 없었다. 하긴, 여름에도 브람스 듣냐고 하던 분이니까 계절과 음악듣기를 연관시키는 게 그게 그 분 패턴이었는지 모르겠다. 자꾸 그런식으로 말씀을 하시니 짜증이나서, 일부러 계절과 아주 상반된 테잎 껍데기를 책상 위에 올려놓은 적도 있고, "근데 너 참 이상하게 음악 듣는다. 한 여름에(화창한 초봄에, 가을 저녁에 ..등등...) 겨울나그네가 듣고싶니? ", 라는 말에는 3년 내내 아주 질려버려서 야자시간에 음악 선생님만 오면 레퀴엠 테잎 껍데기로 바뀌서 올려놓은 적도 있다. 꽤 부잣집 딸이라는 것은 소문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다 하더라도 그분의 흐트러짐 없이 늘 셑팅된 파마머리와 화려한 정장, 빨간 스포츠카를 보면서 그 분이 겨울나그네를 듣고싶은 날은 아마 없지 않을까, 생각한 적은 많았던 것 같다. 하기사, 혹시 오페라 영상 비디오 있으면 좀 빌려주시면 안될까요, 여쭤보러 갔더니 " 내가 갖고 있는 건 다 LD 밖에 없는데 그걸 어떻게 빌려주니? 빌려주면 볼 수나 있겠니? 나중에 돈 벌어서 니가 많이 사서 봐. 지금은 쓸 데 없이 그런 거 볼 생각 말고 공부나 하고" 라고 하셨었다. 뒤엣 말은 그렇다 치더라도, 앞에 그 말은 굳이 하실 필요도 없는데 왜 하셨나, 싶었던 기억도 난다. 그래서 그 분이 징글징글 싫었었느냐 그런 건 아니었고,.... 오히려 부러웠다면 부러웠던지도 모르겠다. 가진게 많아서, 부자여서가 아니라, 그 단순함 이랄까.... 지금도 마찬가지다. 음악이든 뭐든 그렇게 간단하게, 그저 많이 가지고 있고, 가벼이(별 감정 없이) 즐기는 사람, 감정 없이 이성적으로나 지식적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는 잘 안 가지만, 부러운 구석도 있다. ** 학창시절에, 모짜르트의 피협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빼고, 아마 일년 사시사철 들었던 곡을 꼽으라면 겨울나그네, 이 노래들이었을 것이다. 작곡 배경이니, 작곡가의 삶이니 이런 것들을 알게 된 건 얼마 되지도 않는다. 그냥 음악 그대로, 시 그대로 열 다섯 살의 마음에 풍덩빠져든 이 곡은 서른 몇 살이 된 지금까지도, 나이에 상관 없이, 어디에 있든, 어느 계절이든 상관 없이 나를 불러낸다. 그리고 묻는다. 너의 길은 어떠냐고. 너는 어떤 희망을 꿈꾸었고, 어떤 것에 현혹되었으며, 무엇이 그리도 아팠고, 어떤 것을 포기해야 했고, 어떤 것을 짊어지고 가고 있냐고 말이다. 그 똑같은 질문들에 매 번 다른 대답을 달아가면서 어떤 날은 웃으면서, 또 어떤 날은 펑펑 울면서 듣게 되는 곡이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질문이라 생각하면서 가끔 그 선생님을 떠올리기도 한다. 겨울도 아닌데, 이 한여름에 왠 겨울나그네냐고요? 그러게요. 인간의 마음이, 계절의 변화에 오롯이 따라서 봄에는 봄의 마음이, 겨울에는 겨울의 마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입니다. 그렇다면 뭔 걱정이 있겠습니까? 봄만 오면,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필텐데 말이죠. 해 마다. 지난 겨울, 예당 자료실에서 들었던, 괴르네와 브렌델의 연주 - 중에서 하필 젤 좋아하는 부분의 두 곡이 묶인 채 유튜브에 올라와있다. 이 두 곡의 변화처럼 마음을 한없이 쓰라리게 하는, 절묘한 부분이 또 있을까... 아무튼.... 이 음반은...... 정말 다시 듣기가 무서워서 사질 못하고 있다. 젊은 시절 괴르네의 하이페리온 음반과 비교해보면, 영 다른 사람 같다. 소리까지도 더 낮아지고 굵어진 것 같고... 담담한 하이페리온에서의 노래도 꽤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이 음반을 듣고서는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이 쪽에 좀더 확~ 쏠렸달까.... 첫 곡을 듣는 순간부터, 그가 확실한 자기만의 스토리, 자신만의 이미지가 생겨났구나, 하는게 느껴졌었다. 데면데면 손만 잡고 걸어가던 연인이 느닷없이 끌어안고 키스를 해버린 것 같달까. 브렌델과 함께 한 괴르네의 겨울나그네는 그렇게 다가왔다. 물방앗간 아가씨도 가슴을 후벼파는 절대 비극으로 만들어놓더니 브렌델과 함께 한 겨울나그네에선, 입이 바짝바짝 마르도록 술, 담배가 다 땡기게 만들더라는..... 어쨌거나 온갖 풀벌레 소리가 진동하는 낯선 나라, 시골마을, 한여름에, 나는 오늘도 WINTERREISE 를 틀어놓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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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브랜드가 매우 궁금하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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