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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09일
* 4년을 여기서 살았는데다가 식구까지 하나 늘리고 보니, 이제는 여기가 내집이다 싶을 때가 있다. 생김새도 다르고 말도 다른 인간들이랑 섞여있는 데 마음이 온전히 편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이방인에게 주어진 축복은, 세심한 것들은 보지 않고 살 수 있다는 데 있지 않을까. 10대와 20대를 한 나라에만 머물며 살면서도 늘 틈만나면 이리 저리 홀로 쏘다니는 것이 맘편한 일이었던 걸 보면 적당한 이방인의 삶이, 나에게는 편안함을 주었던 지도 모를 일이다. 막상 생판 모르던 남의 나라에서 말도 안통한 채 느닷없이 살게 되자 나는 내 '적응능력' 에 감탄했었다. 지금도, 아이들이 아니라면 나는 훨씬 더 이 이방인의 삶을 즐기고 있었을 지 모를 일이다. 여기가 힘들고 좀 지겹다, 싶을 때, 나는 내가 많은 시간을 보냈던 나라로 돌아가고 싶은 향수보다는 오히려 다른 곳, 다른 나라, 더 낯선 곳, 을 열망하곤 한다. * 그러나 그 마음이 어디 곧이 곧대로 진실이겠는가. 살다보니 가장 무서운 것은,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요사스러움 아니었던가. 그저 그렇게 생각하면 힘이난다 일 뿐 사실 이방인으로 사는 것이 뭐 즐거워봤자 개코가 즐거우랴. 그저,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앞으로 향하게 할 뿐이다. 저 넓은 곳이 다 내 거주지라고 생각하면 마음은 가풋하다. 움직이는 그 모든 것들은 결코 정착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바람과 같다고, 물과 같다고 생각하며, 장조로 변하는 그의 멜로디처럼, 약간 체념적인 웃음처럼, 씁쓸하게.... 그렇다고 그게 뭐 그리 심각하게 비관할만한 일이겠는가. 그냥 그냥, 사는게 그런거지. 대충 대충, 알 것 같다. 그 기분. * 그러나 방랑, 에 참으로 집착했던 이 작곡가는, 사실 평생 빈에서만 살았고 딱히 심각하게 멀리 거처를 옮기지도 않았다. 예를들면 나처럼, 말도 다르고 생김도 다른 곳에서 이방인이 되어본 경험도 없는 그가 방랑, 운운하니 예전엔 그게 어찌나 어이없고 (풋, 웃었달까..) 이해도 안되고 그랬던지.. 그러나 익숙한 곳에서 느끼는 고독, 익숙한 그 모든 것들이 익숙한만큼이나 '영원히' 변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서 오는 그 고독이 얼마나 더 처절한 것인지를 이해하게 된 이후로는 슈베르트의 그 정서를, 갸웃거림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그 때, 가장 친숙하고 직접적인 속삭임처럼 다가온 곡이 이 곡이었다. 어쩐지 좀 멋 없고 단조롭다고 생각했던. * 정다운 가족들과 익숙한 언어들과 눈을 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그 모든 것이 있는 한국을, 두어달 방문한 후 다시 떠나오던 지난 겨울, 비행기 안에서, 그렇게 기분이 가풋하고 좋을 수 없었다. 방랑을 노래하는 그가 가끔씩 느닷없이 너무 아름다운 장조의 멜로디를 숨겨놓은 이유를, 그게 왜 기분 좋은 일인지를 그 때는 정말 100% 알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 때,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렇게 끝도 없이, 그렇게 영원히 날아가고만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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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브랜드가 매우 궁금하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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